마케팅대행팀 유튜브파트 매니저 이다연

소재 고갈 유튜브 심폐소생술,
 비결은 원장님과의 수다

"전략보다 중요한 게 있었어요. 바로 소통이었습니다."

척추 전문 유튜브 채널. 꾸준히 구독자가 늘고, 안정적인 채널이었지만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1년 반 넘게 운영되며 쓸 수 있는 키워드와 주제가 거의 바닥난 상태. 더이상 참고할 레퍼런스도, 물어볼 사수도 없는 상황. 그녀가 찾아낸 답은 대단한 전략이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촬영이 끝난 뒤 원장님과 나누는 30분의 수다였습니다. 댓글에서 소재를 캐내고,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최대 조회수 26만, 그리고 하루 평균 5명의 신규 내원 환자를 만들어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 채널, 어떤 상황에서 맡게 되셨나요?

인수인계를 받았을 때 채널이 이미 1년 반이나 운영된 상태였어요. 척추나 관절에 대한 웬만한 키워드나 질환 카테고리는 이미 다 소진된 거죠. 과거에 조회수가 잘 나왔던 주제를 재기획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데, 무엇보다 원장님이 했던 이야기를 또 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셨어요.

이미 써먹은 소재는 못 쓰는데, 참고할 레퍼런스도 없고, 물어볼 사수도 퇴사하신 상황이었죠. 게다가 중간에 관절 원장님이 새로 들어오시면서 척추와 허리 통증에 최적화되어 있던 유튜브 알고리즘에 큰 혼동이 오기도 했어요. 말 그대로 암담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막막한 상황에서 돌파구를 어떻게 찾으셨어요?

처음엔 다른 업체를 기획할 때 썼던 방식을 그대로 써봤어요. 척추나 허리 관련 오픈채팅방에 들어가서 사람들의 진짜 고민을 훔쳐(?)보는 거였는데... 여기는 지극히 사적인 고민 토로가 너무 많아서 콘텐츠 소스로 쓸 만한 게 전혀 없더라고요. 바로 전략을 틀었죠.


그래서 생각해낸 게, 그냥 원장님과 이야기하는 시간을 만드는 거였어요. 촬영이 끝나고 바로 집에 가지 않고 30분에서 1시간씩 남아서 수다를 떨었어요. '요즘 이런 환자 많지 않아요?', '아침에 왜 허리가 더 아파요?' 하면서 궁금한 척 질문을 던지면 원장님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시거든요. 원장님도 제가 다음 주제를 찾고 있다는 걸 눈치채셨겠지만, 자신의 지식을 설명해주시는 걸 좋아하시기도 하고, 제가 따로 공부까지 해서 여쭤보니 '채널을 위해 애쓰는구나' 느끼시는 것 같았어요.

원장님과의 소통이 콘텐츠 기획으로 어떻게 이어졌나요?

기존 영상 댓글을 꼼꼼하게 다 읽으면서 환자들이 적어놓은 생생한 통증 묘사를 캡처해뒀어요. '밤에 허리가 더 아파요', '아침에 일어났을 때 허리가 유독 아프다'처럼요. 그걸 가지고 원장님께 '원장님, 아침에 왜 허리가 더 아파요?' 하고 여쭤보면, 원장님이 의학적 이유를 설명해 주시거든요. 그 대화에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기획에 적용하는 거예요.


콘텐츠 방향도 그렇게 잡았어요. '협착증의 원인' 같은 뻔한 주제 대신, '협착증 있다면 아침에 일어나서 하면 좋은 운동'처럼 환자들이 실제로 겪는 구체적인 상황을 제시하는 콘텐츠로요. 썸네일에는 시청자가 클릭할 만한 후킹 카피를 넣고, 제목에는 '협착증' 같은 메인 키워드를 배치해서 검색과 알고리즘 노출을 동시에 잡았습니다.

원장님이 원하시는 방향과 기획자로서 원하는 방향이
충돌할 때는 어떻게 하셨어요?

전문직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걸 좋아하세요. 처음에는 제가 기획한 방향보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고집하시는 경향이 강했어요. 관절 원장님의 경우 한 시간 동안 전화로 자신이 원하는 주제를 요구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런 분들이 또 데이터 앞에서는 굉장히 빠르게 이해하고 수용해 주세요. 실제로 원장님이 원하시던 '목(경추)' 콘텐츠를 3개월간 꾹 참고 올렸는데 시청자들이 귀신같이 알고 클릭을 안 하더라고요. 허리 환자들은 허리만 본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죠. 그 실패 데이터를 들고 가서 논리적으로 설득해 다시 척추 메인 주제로 방향을 돌릴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만의 방식이 생겼어요. 원장님이 하고 싶어 하시는 주제를 일단 다 찍어드리면서 불만을 잠재운 뒤, 제가 원하는 풀링 콘텐츠나 세부 기획을 슬쩍 끼워 넣어 합의점을 찾는 거예요. '먼저 내어주고, 나중에 쟁취하는' 방식이죠.

쇼츠 전략도 따로 추가하셨다고요?

네, 계약에는 없는 내용이었지만 제가 직접 쇼츠를 제작하기 시작했어요. 25년 1월부터 발행을 안 하다가 8월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쇼츠 자체 조회수도 좋았지만 더 중요한 건 쇼츠를 보다가 롱폼으로 넘어오는 퍼널이 만들어졌다는 거예요.


쇼츠는 구독자뿐 아니라 무작위 타겟에게 노출되거든요. 거기서 시선을 끌어 신규 구독자를 채널로 데려오는 전략이 유효했어요. 단순한 조회수 펌핑이 아니라, 롱폼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거죠.

그래서 어떤 성과가 나왔나요?

제가 채널을 맡은 이후 구독자는 3만 명을 넘었고, 조회수와 시청 시간 모두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최근 대표 콘텐츠가 26만 조회수를 달성했고, 유튜브 시청 후 홈페이지로 유입된 건수가 월평균 69명, 많을 때는 월 100~200명에 가까이 도달했어요. 실제 내원 환자는 하루 평균 5명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2024년 대비 2025년 해당 지역 전체 신환수 상승에도 직접 기여했습니다.


병원 마케팅 팀장님이 직접 카톡으로 "실제 현장에서 유튜브를 보고 신환이 유입되어 상담하는 건수가 확연히 존재한다. 그래서 힘들어도 유튜브를 절대 못 끊는 상황이다" 라고 피드백을 주셨을 때 정말 뿌듯했어요.

이번 프로젝트에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이 있다면요?

세 가지였어요.


첫째, 클라이언트와의 오프더레코드 소통이 최고의 레퍼런스다.


소재가 고갈된 채널일수록 외부 레퍼런스 분석보다 클라이언트와의 깊은 대화가 훨씬 중요해요. 원장님이 진료실에서 환자들과 나누는 날것의 이야기, 최근 유행하는 시술에 대한 솔직한 견해들을 촬영 후 티타임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끌어낸 게 무한으로 콘텐츠 주제를 뽑아낼 수 있는 비결이 됐어요.


둘째, 알고리즘의 벽을 넘는 건 채널의 일관된 색깔이다.


척추로 뜬 채널에 관절이나 목 콘텐츠를 올렸을 때 철저하게 외면받는 경험을 했습니다. 정보성 채널은 이미 형성된 시청자층의 니즈와 알고리즘의 분류 기준이 명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기존 주제에서 벗어나면 좋은 기획이라도 성과가 잘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확장을 완전히 막아야 하는 건 아닙니다. 채널의 정체성을 중심으로 유지하되, 확장하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작은 비중으로 천천히 테스트해보는 접근이 필요합니다. 반응이 없을 경우에는 과감하게 접고 본래의 색깔에 집중하는 판단도 중요합니다.


흥미로운 건, 알고리즘은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과거에 전혀 반응이 없던 주제가 어느 순간 갑자기 터지는 경우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 신호가 보이면, 그동안 시도했던 확장 주제를 다시 끌어와 함께 밀어주는 식으로 확장 타이밍을 잡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결국 롱런의 핵심은 '일관된 정체성' 위에 '유연한 확장 전략'을 얹는 데 있어요.


셋째, 쇼츠는 단순한 조회수 펌핑이 아니라 롱폼으로 가는 징검다리다.


쇼츠를 본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롱폼으로 넘어가 신규 구독자로 전환되는 퍼널, 이게 채널 성장의 핵심 구조가 됐어요.

다른 채널에도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이 있나요?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먼저 내어주고 나중에 쟁취하라.


클라이언트가 고집이 세다면 일단 원하시는 콘텐츠를 찍게 해 드리세요. 갈증을 해소해 드린 뒤 "원하시는 거 2개 찍었으니, 제가 기획한 유입용 콘텐츠도 1개 찍어주세요~"라고 제안하면 수용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둘째, 질환명 대신 일상 속 통증과 상황에 집중하라.


의학 채널의 한계는 키워드가 한정적이라는 점이에요. '허리 디스크' 대신 '아침 세수할 때 허리 찌릿함', '오래 앉아 있을 때 다리 저림'처럼 환자의 실제 체감 언어로 타이틀을 바꾸면 콘텐츠 수명이 훨씬 길어집니다.


셋째, 데이터로 설득하라.


전문직 클라이언트에게는 "이게 잘 터져요"가 아니라, 알고리즘 원리와 실제 수치를 보여주면서 설득해야 해요. 논리적 근거를 제시하면 처음엔 고집스럽던 분들도 굉장히 빠르게 수용해 주십니다.


단, 이 전략은 이미 고정 시청층이 존재하는 채널이기에 가능했어요. 신규 채널이라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주제보다 매 영상 혼신의 힘을 다해 조회수를 만들고 자리를 잡는 게 우선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요?

"레퍼런스가 바닥났을 때, 답은 고객에게 있었다"


유튜브 대행 파트의 고객은 결국 구독자와 클라이언트잖아요? 혼자 레퍼런스 찾고 아이디어 짜내는 것보다 구독자 댓글 한 줄 더 읽기, 원장님과 수다 30분에서 훨씬 더 많은 콘텐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결국 전문직 유튜브 기획은 시청자의 언어로 생각하고, 클라이언트의 지식을 이끌어내는 일이라는 걸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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