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미디어팀 영상편집 매니저 유주상
0%에서 821%로,
죽은 광고를 살린 5초의 기적

편집자의 눈으로 발견한 광고 심폐소생술
"그냥 0% 떠 있으니까 마음이 아팠어요." 단순히 요청받은 대로만 영상을 만들던 편집자가, 데이터를 분석하고 광고를 개선하는 '기획하는 편집자'로 성장한 이야기입니다. 유주상 매니저는 남성 패션 브랜드 광고에서 ROAS 0%로 방치되던 소재를 발견하고, 초반 5초만 수정해 821%로 되살려냈습니다. "170cm 어좁이라면 이 영상 꼭 보세요"라는 카피가 왜 반감을 샀는지, 비포/애프터로 어떻게 공감을 이끌어냈는지. 편집 기술이 아닌 '타겟 심리 이해'로 성과를 만든 8개월의 성장 스토리를 들어봅니다.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 상황이 어땠나요?
처음 접해보는 업종이었어요. 원래 클라이언트가 교육 강의 쪽으로만 하시다가 새로 의류 브랜드를 내신 거였거든요. 저희가 패션 쪽 광고 소재를 제작하는 건 처음이었습니다.
다행히 담당 기획자께서 기획을 워낙 탄탄하게 잡아주셔서 처음부터 광고가 잘 됐어요. ROAS 600%, 700%, 높은 건 1,200%까지 나왔으니까요. 근데 유독 한 소재만 구매 전환이 아예 안 돼서 0%가 떠 있더라고요.
그 광고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메타 광고 구조상 효율 좋은 소재가 예산을 다 가져가니까, 0% 소재 하나쯤은 그냥 놔둬도 크게 문제는 없었어요. 근데 그냥...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만든 영상이 혼자 0% 떠 있으니까 눈이 자꾸 가더라고요.
마침 저희 인하우스 회의 때마다 '영상 회고 및 데이터 분석' 시간이 있거든요. 거기서 "이 소재 제가 분석해서 다시 해보면 좋겠다"고 제안드렸어요. 본부장님께서 "이대로 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재집행하자"고 하셔서 용기를 얻었죠.
8개월 동안 어떤 성과를 달성하셨나요?
구체적인 숫자로 말씀드리면:
특히 0%였던 소재를 821%로 끌어올린 건 개인적으로 정말 뿌듯했습니다. 담당 기획자께서 커머스팀 성과 발표 때 이 사례를 메인으로 발표하실 정도였으니까요.
가장 큰 성과는 숫자 외에 무엇이었나요?
가장 큰 건 '편집자'에서 '기획하는 편집자'로 성장한 것 같아요.
처음엔 그냥 주는 대로만 편집했거든요. "이렇게 만들어주세요" 하면 "네" 하고 만들어서 드리는 게 제 일이었죠. 근데 계속 마케팅 회사를 다니다 보니까 알기 싫어도 마케팅 지식을 알게 되더라고요.
특히 팀 내부에서 하는 '쪼개기' 스터디나 인하우스 회의에서 데이터 분석하는 시간들이 생기면서, 어느 순간 뭔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카피만 봐도 "어, 이거 좀 많은 것 같은데?" 하고 개선점을 제안하게 되더라고요.
이제는 단순히 제작만 하는 게 아니라, 성과를 고민하고 먼저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이 된 거죠.
0% 광고의 문제점을 어떻게 발견하셨나요?
거의 초반 0~5초만 문제였어요. 원래 기존 소재는 잘생긴 모델이 나와서 "170cm 어좁이라면 이 영상 꼭 보세요"라고 하는 거였거든요.
근데 막 와닿지 않더라고요. 제가 봤으면 좀 짜증 나서 넘겼을 것 같은... 아무래도 모델이 너무 잘생기고 멀쩡해 보이니까,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는 잘생겼잖아", "170cm면 뭐 어때, 넌 괜찮아 보이는데" 이런 생각이 들 것 같았어요. 공감보다는 반감이 생기는 거죠.
그래서 초반 5초를 완전히 바꿨어요. 구구절절한 설명은 다 빼고, 비포/애프터 장면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입기 전 vs 입은 후" 사진을 딱 보여주면서 "이런 핏 원하면 영상 보세요" 이렇게 직관적으로 바꿨어요. 설명하지 말고 눈으로 보여주는 거죠. "아, 입으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가 바로 보이니까 클릭하고 구매로 이어진 것 같아요.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나온 건가요?
평소에 쪼개기랑 레퍼런스 분석을 계속 해오다 보니까, 어떤 류의 후킹이 효과적인지가 몸에 좀 체화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딱히 특정 레퍼런스를 보고 베낀 건 아니고요. 그냥 "여기는 비포 애프터가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었어요. 분석하다 보니까 가장 후킹되는 게 뭐냐면, 비포 애프터 장면이라든지 그런 것들이잖아요.
핵심 전략은 무엇이었나요?
크게 세 가지였던 것 같아요.
첫째, 레퍼런스 발굴. 메타 광고 라이브러리에서 패션 검색해서 다른 광고들은 어떻게 하나 참고했어요. 특히 해외 인플루언서들 패션 콘텐츠를 많이 봤는데, 되게 트렌디하고 재밌는 채널이 많더라고요. 저도 모르게 팔로우하게 되고.
둘째, 쪼개기 분석. 저희가 계속 강조하는 '쪼개기' 방법론이 제일 도움 됐어요. 영상을 아주 세부적으로 뜯어보는 거죠. 그게 먼저 돼야 다른 것들도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셋째, 시각적 퀄리티. 패션은 결국 비주얼이잖아요. 음식 광고는 '맛있게' 보여야 하는 것처럼, 패션은 '멋있게', '핏이 좋게' 보여야 해요. 그래서 최대한 좋은 핏의 컷들을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콘텐츠 제작에서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색보정이나 편집 스타일을 계속 연구했어요. 메타 라이브러리에서 패션 검색해서 다른 것들은 어떻게 하나 보면서 참고했고, 인스타그램 릴스에서도 트렌디한 영상들을 많이 찾아봤어요.
인스타그램이 확실히 트렌디한 것 같아요. 해외 인플루언서들이 패션 관련해서 올리는 걸 보면 정말 다양하고 재밌는 채널들이 많더라고요. 그런 해외 레퍼런스 찾아보는 게 정말 도움이 됐습니다.
플랫폼별로 차이가 있나요?
네, 확실히 있어요. 인스타그램 릴스랑 유튜브 쇼츠는 플랫폼 성격이 달라서, 한쪽에서 잘된 게 다른 쪽에서는 안 될 때도 있거든요.
예를 들어 '썰' 푸는 형식의 쇼츠는 유튜브에서 반응이 좋은데, 인스타그램에서는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더라고요. 정확히 왜 그런지는 저도 잘 모르겠지만, 확실히 플랫폼마다 먹히는 콘텐츠가 다른 것 같아요.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큰 깨달음이 있었다면요?
세 가지 인사이트가 있었어요.
첫째, 공감 없는 후킹은 소음이다.
아무리 잘생긴 모델, 좋은 촬영본이라도 타겟 고객의 상황과 맞지 않으면 역효과가 나요. "170cm 어좁이"라는 페인 포인트를 건드릴 거면, 정말 리얼하게 보여주거나 해결책을 먼저 줬어야 했어요. 애매하게 잘난 모델이 콤플렉스를 이야기하면 고객은 "기만한다"고 느끼더라고요.
둘째, 편집자의 능동성이 성과를 만든다.
사실 다른 소재들이 효율 잘 나고 있어서 0% 하나쯤은 버려도 됐어요. 근데 제 자식 같은 영상이 0% 찍혀 있으니까 마음이 아팠거든요. 그래서 시키지 않았는데도 분석하고 재편집을 제안했죠. 편집자가 단순 기술자가 아니라 '매출을 만드는 기획자' 마인드로 접근하면, 죽은 소재도 살릴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셋째, 쪼개기가 모든 것의 시작이다.
쪼개기가 정말 제일 도움 됐어요. 영상을 세부적으로 뜯어보는 게 먼저 돼야 다른 것들도 보이기 시작하거든요. 저희가 배우는 여러 이론 중에서 쪼개기가 거의 모든 걸 감싸고 있다고 생각해요.
실패나 시행착오도 있었나요?
초기에는 타겟 정서 파악에 실패했죠. 모델이 멋있고 대본도 "어좁이 보세요"니까 당연히 먹힐 줄 알았는데, 메시지가 고객 감정을 건드리지 못하면(혹은 불쾌하게 하면) 성과는 0이더라고요.
그걸 빨리 인정하고 5초 만에 승부 보는 직관적인 방식으로 턴한 게 신의 한 수였습니다.
클라이언트(내부팀)의 반응은 어땠나요?
담당 기획자께서 "와, 이거 대박이다" 하시면서 정말 좋아하셨어요. 수정본 전달드렸을 때부터 반응이 좋았고, 커머스팀 성과 발표 때 메인으로 발표하셨거든요.
본부장님께서도 "이 사례는 정말 좋다. 데이터 분석해서 재집행하고 성과 낸 과정 자체가 훌륭하다"고 피드백 주셔서 개인적으로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이 전략을 다른 프로젝트에 적용한다면?
세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첫째, 죽은 소재 다시 보기 (심폐소생술).
ROAS가 안 나온다고 바로 끄지 말고, '이탈 구간'을 확인하세요. 초반 이탈이 높다면 도입부 5초만 바꿔도 결과가 180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둘째, 비주얼 카테고리는 Before & After.
패션, 뷰티, 인테리어 등 시각적 변화가 중요한 업종은 구구절절한 설명보다 전후 비교가 100배 강력합니다.
셋째, 해외 레퍼런스 디깅.
국내보다 해외 쪽이 확실히 트렌디하고 과감한 시도가 많아요. 단순히 따라 하는 게 아니라, 시각적 감각이나 컷 전환의 리듬감을 익히는 데는 해외 인스타 레퍼런스가 최고입니다.
이 성공 사례를 적용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요?
편집자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그냥 "요청하니까 만든다"는 생각이면 보람도 없고 성과로도 이어지지 않아요. 데이터 분석 스터디나 회고 시간이 귀찮고 어지러울 수 있지만, 그걸 해야 '기획하는 편집자'가 될 수 있어요.
그리고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중요해요. 요즘 영상 시장 경쟁 심하잖아요. 서울에서 편집자로 살아남으려면 단순 기술직이 아니라, 성과까지 고려하는 기획 능력이 있는 편집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상 편집자로서 커리어 관점에서 조언한다면?
기획 역량이 필수입니다. 경쟁이 치열한 영상 편집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기술만 있는 게 아니라, 성과로 이어지는 기획을 할 수 있어야 해요.
그리고 발전적인 태도를 가진 분이면 좋겠어요. 이상한마케팅은 너무 많이 배울 수 있는 곳이거든요. 정해진 루틴 업무만 반복하는 게 아니라, 습득하고 배워서 적용하는 걸 즐기는 분이라면 정말 잘 맞을 거예요.
영상 편집자로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1순위는 결과물의 시각적 완성도와 디자인 역량이에요. 아무래도 시각적인 게 먼저 보이고, 이 사람 진짜 잘한다는 게 거기서 나오는 것 같아요.
2순위가 작업 속도고요. 디자인적 역량이 먼저 커야 하고, 그다음으로 속도나 이런 것들이 따라와 주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요. 기획 역량이 필수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프로젝트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편집자가 데이터로 말하기 시작했을 때"
단순히 영상을 예쁘게 만드는 것을 넘어서, 왜 이 영상이 안 되는지 분석하고, 어떻게 하면 성과가 나올지 고민하고, 직접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게 된 프로젝트였습니다. 그리고 그게 실제 숫자로 증명됐을 때의 보람이 정말 컸어요.